기업과 소비자 간 정보 비대칭성으로 그린워싱 발발
“친환경 제품도 버려지면 결국 폐기물…사용 주기 확보해야”
제품의 소비뿐 아니라 폐기물 처리 과정까지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중요

전 세계적으로 환경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며 기업 및 소비자의 친환경 움직임이 확대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친환경 관련 소비시장 규모는 2010년 16조 원에서 2020년 30조 원으로 10년 새에 약 2배 성장했다. 이에 따라 그린슈머(Greensumer)도 함께 늘어나는 추세다. 그린슈머는 ‘Green’과 ‘Consumer’의 합성어로, 환경보호에 도움이 되는 제품구매를 지향하는 소비자를 뜻한다. 반면 이러한 추세 속 ‘그린워싱(Greenwashing)’ 논란도 끊이지 않고 있다.

▲ 권일한 자원환경공학과 교수 ⓒ 권일한 교수
▲ 권일한 자원환경공학과 교수 ⓒ 권일한 교수

그린워싱은 'Green'과 'Whitewashing'의 합성어로 ‘위장환경주의’를 의미한다. 기업이 매출 증대와 같은 경제적 이윤을 목표로 마치 본인들의 제품이나 캠페인이 친환경적인 것처럼 홍보하는 것을 일컫는다. 현재 화두가 되고 있는 그린워싱 현상에 대해 권일한 자원환경공학과 교수와 이야기를 나눴다.

권 교수는 최근 그린워싱이 주목받는 이유로 기업과 소비자 간 신뢰 하락을 꼽았다. 그는 “같은 스펙이더라도 친환경 제품은 일반 제품보다 가격이 높은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그린워싱이 뒤늦게 밝혀지고, 기업에 부정적 이슈가 발생하면 소비자의 신뢰가 떨어지게 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화장품 브랜드 이니스프리는 화장품 용기를 종이로 제작했다고 홍보했다. 이후 겉면 종이 포장지 속 용기 내부가 플라스틱으로 덧대어진 사실이 드러났고, 그린워싱 논란을 피해 갈 수 없었다. 이처럼 일부 기업에서 그린워싱 논란이 일면 기업에 대한 소비자의 믿음이 무너지기 쉽다.

그린워싱은 더 많은 폐기물을 발생시킬 수 있어 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스타벅스는 지난해 특정일에 음료를 주문할 경우 다회용 컵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다회용 컵 사용을 장려해 환경 오염을 줄이는 것이 목표였던 해당 캠페인은 물량 부족 사태가 일어날 만큼 성공적이었다.

성공적으로 여겨졌던 이벤트는 그린워싱 논란을 피해갈 수 없었다. 캠페인 이후 이벤트에 사용된 컵은 PP(Polypropylene, 폴리프로필렌) 소재로 제작된 것이며, 해당 소재로 만들어진 컵의 권장 재사용 횟수는 최대 20회로 밝혀졌다. 결국 캠페인에 쓰인 재사용 컵은 쓰레기로 전락할 수밖에 없었다.

 

▲ 스타벅스는 지난해 50주년 기념으로 다회용 컵을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해당 컵은 최대 사용 횟수가 20회로 밝혀져, 결국 플라스틱 쓰레기를 발생시킨다는 비판이 일었다. ⓒ 스타벅스 코리아
▲ 스타벅스는 지난해 50주년 기념으로 다회용 컵을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해당 컵은 최대 사용 횟수가 20회로 밝혀져, 결국 플라스틱 쓰레기를 발생시킨다는 비판이 일었다. ⓒ 스타벅스 코리아

권 교수는 “미세 플라스틱은 생물체의 소화기관에서 환경 호르몬을 발생시키고, 수중에 존재하는 독성 물질을 흡착하는 성질이 있다”며 “아래 단계 생물체부터 쌓인 미세 플라스틱은 결국 먹이사슬 최상위인 인간에게 되돌아오게 된다”며 미세 플라스틱의 위험성을 설명했다. 궁극적으로 플라스틱 쓰레기를 발생시키는 캠페인으로 인해 스타벅스는 그린워싱이라는 오명을 입게 됐다.

소비자의 입장에서 제품의 그린워싱을 판단하기 쉽지 않다. 권 교수는 “그린워싱 사례 중 50% 이상은 기업이 소비자에게 제품의 친환경성을 판단하기 위한 정보를 충분히 제공하지 않아 발생한다”며 “기업은 더욱 구체적이고 확실한 정보를 공개해 제품의 투명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답했다.

 

▲  단순 친환경 제품 소비에서 그치지 않고, 제품의 생산 과정과 더불어 폐기물 처리 과정까지 관심을 가져야 진정한 의미의 친환경 소비로 다가갈 수 있다. ⓒ 픽사베이
▲  단순 친환경 제품 소비에서 그치지 않고, 제품의 생산 과정과 더불어 폐기물 처리 과정까지 관심을 가져야 진정한 의미의 친환경 소비로 다가갈 수 있다. ⓒ 픽사베이

소비자는 정보 불충분으로 그린워싱을 구별하기 쉽지 않더라도, 친환경 소비를 단순 ‘소비’에 국한해서는 안 된다. 제품이 친환경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제품의 사용 주기가 확보돼야 하기 때문이다. 에코백은 150회 이상, 텀블러는 최소 220회 이상 재사용해야 환경적인 의미가 있다. 단순히 친환경 제품을 구매만 하는 것은 오히려 환경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권 교수는 그린워싱 문제 해결을 위해 소비자의 노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린워싱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환경부에서 부여한 환경마크를 확인하고, 제품의 성분을 꼼꼼히 확인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고 말했다. 덧붙여 그는 “제품 자체 친환경성뿐만 아니라 제품 제조 과정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며 단순히 '친환경'이라는 용어에 현혹되지 않을 것을 조언했다. 이뿐만 아니라 그는 "정부의 정책적 노력이 수반될 때 진정한 의미의 친환경이 실현될 수 있다"며 "소비자, 기업, 그리고 정부가 함께 만들어 가는 친환경 사회가 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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